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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야 막내시절

스시 오마카세 취업 후 일상 1일차

by 반성왕 2021. 2. 22.

목차

    이력서를 넣다. 

    학원에서 한 달을 다니고 끝난 후 10군데 정도 서울 도처에 오마카세 집으로 

    볼품없는 이력서를 넣었다. 

    거기에는 초밥에 관련된 건 그저 포부가 담긴 자기소개서뿐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나고 한 군데에서 연락이 왔다.

     

    허나 이름을 밝히지 않겠다. 

    왜냐면 막내가 이런 걸 쓰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연락을 봤고 너무도 감사한 마음으로 면접을 봤고

    나쁘지 않게 보였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나는 면접을 끝나고 연락이 없길래 안된 줄 알았다. 

     

    왜냐 나는 하나도 경험이 없으니까..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고 바로 하루 뒤에 연락이 왔다. 

     

     

    "다음 날 바로 출근 가능할까요?"

    "네 당장 가능합니다"

     

    여자 친구랑 매일을 행복하게 지내다가 바로 다음 날부터 09:00~22:00 근무시간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모른 채 나는 그저 행복했다. 그러나 막상 붙고 막상 새로운 길을 도전하려고 하니 너무나도 두려웠다. 

     

    주변에서 요리사는 너무나도 기가 쌔고 가면 맞기가 일쑤고 절대 못 버티고 나온다는 그런 말 그러나 그런 건 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그렇게 마음을 되뇌었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떨렸다. 그렇게 떨린 마음을 가지고 다음 날이 돼서 아침에 30분 일찍 갔다. 그랬더니 아무도 안 왔다. 머지.. 2분 전이 돼도 안 오더니 9시 정각이 되니 나의 사수가 왔다.

     

    그런데 사수 표정이 너무나도 날 긴장하게 했다. 그저 약간의 목례와 함께 묵묵한 그 표정과 그 까칠해 보이는 대답과 표정.. 맞거나 욕은 날아오지 않았지만 존중이 존재하면서 굉장히 눈치 보이는 그런 엄청난 중압감.. 정말 첫날은 머가 먼지 모른 채 눈치를 하루 종일 보며 너무나도 힘들었던 하루였다.

     

    첫 날은 일단 홀을 보며 함께 뒷주방을 보라고 했지만 거의 홀을 봤고 뒷주방에선 설거지가 다였고, 홀로 나갈 땐 서빙도 가끔 나가며 홀 직원의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하기 일쑤였다. 첫 날 근무한 지 반나절이 됐을 때 바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장님이나 많은 분들이 정말 넌 힘든 길을 택했으니 마음 단단히 먹으란다.

     

    생각을 많이 하지 말란다. 그러나 정말 너무나도 힘들다. 머 이루 말할 수 없다. 눈치란 눈치는 다 보며, 새로운 길이기에 모든 것이 새롭고 얼른 돕고 싶으나 그러지 못하고 나는 존재하나 나의 능력이 되지 못해 1인분을 못하며 나 자신의 가치가 떨어져 보이는 그 비참함 느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당장 다른 곳으로 도망치고 싶으나, 꾹 참고 하루를 이겨냈다. 

     

    요식업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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