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야 뒷주방 막내일기 - 나름 잘 쳐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사수를 따라갈려면 역부족이다..

엄청나게 달렸는데, 나아간 걸음의 수가 내 생각보다 안된다는 걸 알았을 때,,,

그 자괴감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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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디너 뒷주방을 혼자하는 날"

월, 화는 선배 한 분과 바로 위에 사수 또는 내가 쉬는 날이다. 바로 위에 사수를 A 형 이라고 하겠다. A 형이 쉬는 날이면 내가 뒷주방을 혼자 한다. 그 위에 사수 B 형은 내가 혼자 할 때 앞다이에 나가서 앞쪽 일을 배운다. 그래서 월요일 오늘은 나 혼자 하는 날이다. 

 

그래서 나름 출근 전 머릿 속에 체계적인 계획을 세웠고그걸 공책에 옮겨 다시 한번 리마인드 했다. 많지 않은 런치 예약이었지만 그래도 설거지(=아라이) 도 밀리지 않으며

완벽하게 뒷 일을 쳐내며 사이사이 다른 식재료 준비를 완벽하게 해내야만

혼자 할 수 있다는 쳐주는 것이다.

 

그래서 영업 전 부산하게 움직이며 내가 계획했던 시간들 속에서 움직이려고 했다. 그러나 서서히 한 두 개의 일이 뒤로 밀리면서 점점 스노우볼이 굴러갔다. 내 계획에서 어긋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도 밀리고 동시에 영업시간이 다가왔다. 영업 전에 다 준비해야 하나 한 두 개가 아직 안됐다. 뒷골이 너무나도 땡겨왔다. 갑작스럽게 받은 스트레스 탓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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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수 B형의 도움을 받다"

영업 직전 결국은 사수 B형이 앞에서 뒤로 와 

"안된 게 머 있냐. 머 도와주면 되냐"

라고 물었고, 

나는 몇 가지를 말했다. 

그렇게 형의 도움을 받고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사장님은 또 그것을 보고 한번 잔소리를 하셨다. 

나도 내 자신에게 잔소리를 했다. 

대체 왜 그렇게 계획하는데 잘 되지 않은 것일까

 

동선 등 모든 것을 다 계획해야 하는 것일까 

정말 쉽지 않은 길이다. 

매번 얘기하지만 쉽지 않다. 

열정을 가지고 식히지 않으며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노력해야 하는데 

거기다가 계속 자기 자신의 능력을 의심한다. 

 

쉽지 않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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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고 생각해 B 사수에게 얘기했더니 이 정도 밖에 못했다는 평가를 받다"

그래도 내 딴에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내 능력이 나쁘지 않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를 하고

항상 남아서 쌓여있던 설거지를 많이 쳐내고 

B 사수형에게 인정받기 위해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얼마 안 남지 않았습니까? 인정해주십니까?"

그러자 B 사수형이 말했다. 

"오늘 예약 몇 명이야.. 이것밖에 없는데 저렇게 쌓여있는 게 말이 안돼"

그 말을 듣고 시무룩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자신은 아직 너무나도 부족했다. 그 사수형에게 미치기엔 아직도 너무나도 역부족이다.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생각하기엔 지금의 시간들이 너무나도 고통스럽다. 

난 내 자신이 한심하거나 무능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자꾸만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 일이 더욱 힘들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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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 필요한 이유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들이 날 잠식시키려고 할 때쯤 쉬는 날이 돌아온다.

그러면 난 또 내 자신을 격려하고 다시 한번 리프레쉬한 상태로 출근한다. 

이래서 쉬는 날이 필요하다. 

인간은 격려가 필요하다. 그것도 끊임없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나. 

하물며 이성을 가진 유일한 동물인 인간은 어떠랴

격려와 칭찬이 없다면 삶을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난 쉬는 날엔 내 자신의 힐링을 위해 노력한다. 

이렇게 글을 쓰고 네이버 영화 블로그를 쓰고.. 

영화를 보고 코인노래방에 가 노래도 부르고 

시도 쓴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한다. 

많은 분들도 꼭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힐링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게 산소와 동시에 삶을 이어가는데 의무적인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