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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야 막내시절

스시야 뒷주방 막내일기 - 진짜.. 정말로 그만두고 싶었다.

by 반성왕 2021. 5. 5.

목차

    "정말... 정말로... 그만두고 싶었다.

     역마살이란 게 이렇게나 무섭다."


    출처 : https://blog.naver.com/akkj02225/221520660635


    "아침에 출근할 때부터 혼돈의 카오스"

    아침부터 집중이 되지 않고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출근하기가 너무 싫었다. 

    누구나 그럴 수 있지만 이건 정말 관두고 싶은 절정의 몸부림이었다. 

    잡생각이 내 머리와 몸을 뒤덮었기 때문이다. 

    동기부여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본분을 잃고 방향을 잃어버렸다. 

    방전되버린 목각인형 같았다. 

    아니면 내 정서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너무나도 싫었다. 그저 정말 너무 싫었다. 

    대체 왜일까. 

    이런 상태로 영업을 쳐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스트레스가 극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사수의 큰 도움에도 결국 일이 밀렸고, 먼지나게 털리다."

    출근하고 보니 사수가 엄청나게 일찍 와 식자재 작업(=시꼬미) 대부분을 해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는 조금만 더 빨리 하게 하고 칼판을 함께 보며 생선 대가리도 치고 

    많이 가르쳐줄려 할려고 했단다. 

    이 업계에선 생선 대가리를 치고 생선 오로시 등 을 도마에서 하는 걸 

    "칼판 친다." 라고 표현한단다. 

    그런데 나는 벌써 내일이라도 그만둘 사람처럼 일을 했으니 

    일이 밀렸고, 그 형의 큰 도움은 빛을 바래버렸다. 

    배움은 커녕 비 오는 날에 먼지나게 털렸다. 

    정말 내 몸이 머리로는 움직이라고 하는데 

    마음이 안 그러니.. 힘이 나지 않고 그렇게 일이 밀리니 

    계속 해서 꾸지람만 듣고.. 

    정말 오늘은 잠깐 우울증이 온 건가 싶을 정도였다. 

    부모님이 생각나고 눈물도 핑 돌 꺼 같고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 

    대체 오늘은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전날 고향을 다녀온 후 난 사소했던 것의 소중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일상을 보내다 휴일을 하루 붙여서 고향을 다녀왔다. 

    항상 바쁜 서울에서 지내다가 고향을 다녀왔더니 

    고향의 여유를 느껴버렸다. 

    정말 너무나도 여유로웠고 평안했다. 

    고향에 도착해 집에 가서 

    아버지와 TV 앞에 나란히 앉아 간만에 

    수다를 떨며 보내는 와중에도 일상의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일식일을 하면서 내 시간을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줄었고 

    내 시간의 소중함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몰랐다. 

    물론 이 일에 열정이 불타 그런 시간들 또한 일식에 쏟아붓어야 맞는 말이긴 

    한데 말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않는 거 같다. 

    이 세상에는 배울 것이 너무나도 많고,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다. 

    그치만 한 우물에 파지 않으면 또 나중에 승부 보는 데 힘이 딸릴 것이다.

    그치만 내 시간의 소중함을 느껴보니... 정말 일을 하는 와중에도

    이게 맞나 싶었다. 

    그래서 도통 집중을 못하니 일 효율이 떨어지고 계획을 하지 않고 

    몸은 붕 뜨고 계속 욕은 먹고.. 난리도 아니었다. 

    오늘 하루는 정말 기억에 남을 정도였다. 

    쉽지 않은 나날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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