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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야 막내시절/하루 기록

취준일기 - 어머니의 밥 먹으라는 말이 문득 많은 생각이 들네요

by 반성왕 2021. 12. 1.

목차

    “소중한 것은 옆에 있을 때 소중함을 알아야 할텐데”



    “자식에게 밥을 먹이는 것은 정말 어떤 의미일까”


    저희 어머니는 저를 만나시면
    정말 모든 것을 제쳐두고 밥을 권하십니다.

    학창시절에 어머니는 아침을 먹지 않으면
    다 먹지 않을 때까지 학교도 안 보내주셨었죠.
    20대 후반이 된 지금의 저를 보셔도 가장 먼저

    “밥을 먹었냐”
    “밥 먹자”
    “더 먹어라”

    이것을 가장 우선으로 말씀하시죠.
    돌아가신 할머니도 그러셨습니다.
    농사를 지으셨던 강인하신 할머니셔서
    항상 윽박지르고 소리를 지르시던 분이셨지만
    그렇게도 밥 먹으라며 소리치셨던 기억이 나네요.

    멜로가체질 이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그 곳에서 미혼모인 한 주인공이 항상
    아들과 매일 아침 밥을 먹이려는 전투를 벌입니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정말 자식에게, 손주에게, 아끼는 사람들에게
    밥을 먹이는 그것, 먹인다라고 표현하기 보다
    권하는 것.
    그것은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요.
    어떤 의미의 사랑이며 어떤 종류의 감정을 가진
    행동일까요.
    더 심오하게 알고 싶어지는 감정입니다.


    “부모가 되면 알 수 있을까”


    유튜브에서 사자 무리를 찍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너무도 신기한 어미사자의 모성애를 목격했죠.

    건기가 되면 사자들은 굉장한 배고픔의 고통을 받습니다.
    그들의 먹이인 초식동물들이 비옥한 땅을 찾아
    다른 곳으로 대이동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건기에는 많은 새끼들이 영양실조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어쩔 수 없는 죽음이지만, 어미 사자들은 한 마리의 새끼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어느 건기에 한 무리의 사자들은 오랜 시간 사냥을 하지 못해
    배고픔에 씨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기 멀찍이 보이는 언제 죽었는지 모르는 하마의 썩은 시체..
    제가 생각했던 거와는 달리 사자들도 신선한 육식을 좋아하기에
    그런 것을 바로 먹거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굶주림은 모든 것을 굴복시키기에
    살기 위해서 무리의 몇 몇 사자들은 썩은 시체로 허기를 달랩니다.
    그러나 한 어미 사자는 우두커니 보고만 있습니다.
    그 이유는..

    키우는 새끼들에게 젖을 물려야 하는데, 혹여 썩은 고기를 섭취함으로써
    새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먹지 않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기에
    결국 어미 사자는 뒤늦게 홀로 가 어느 정도 배를 채웁니다.
    그러고 바로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죠.

    그 뒤에도 모성애는 지극합니다.
    새끼들에게 이상이 없는지 한참을 쳐다보며 관찰합니다.
    가끔 정말 동물을 보고 있자면
    그 모성애라는 것이.. 너무도 위대한 것인 거 같기도 합니다.

    할머니가 매번 소리치시며 밥 먹으라고 하시고
    어머니는 배가 부른대도 더 먹어 라고 하시며
    친한 사람에게도 밥 사줄게 밥 먹자 라는..

    이 밥의 의미는,, 어쩌면 먹어야하는 것이라는 의미보다
    더 큰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도 있을 거 같습니다.

    의미없이 친구들에게 밥 먹자. 밥 먹자. 가 어떻게 보면
    알게 모르게 우리들에게 밥의 인류학적 의미가 인식되어
    소중한 사람에게 표현하는 무의식중의 애정이 아닐까요.

    참 별 별 생각이긴 하지만 오늘도 새로운 관점에서
    밥의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비록 지금은 돈이 없지만 돈을 벌면 부모님께
    밥 좀 사드려야겠습니다.
    참 많이 못 사드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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